OTT 시대, 한국의 법률과 제도는 준비되어 있는가 — 규제 개혁의 방향과 과제
목차
- 프롤로그: 넷플릭스가 만든 '오징어게임' — 수익은 미국으로, 제작은 한국에서
- 한국 OTT 규제의 현주소 — 부가통신사업자라는 모호한 지위
- 오징어게임 IP 분쟁의 법적 쟁점 — 저작재산권 양도의 덫
- 영비법의 영화 정의 — "극장에서만 상영할 목적"이라는 시대착오
-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 OTT, 마침내 법적 지위를 얻다
- 동일서비스-동일규제 — 형평성의 원칙과 그 함정
- 부처 간 관할권 경쟁 — 규제 사각지대를 만드는 이기주의
- 해외 비교 — EU·프랑스·독일·영국은 어떻게 규제하는가
- 영화발전기금의 형평성 — 극장은 내고 OTT는 안 내는 구조
- 통합미디어법의 미래 — 미디어 공공성을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할 때
- 에필로그: 콘텐츠 주권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 참고자료
- 해시태그

1. 프롤로그: 넷플릭스가 만든 '오징어게임' — 수익은 미국으로, 제작은 한국에서
2021년 9월,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집계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서비스 83개국 전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인이 '달고나' 만들기에 빠져들었다(citation:1). 2022년 9월에는 미국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최초로 연출상과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citation:1).
그런데 국민적 환영의 뒤편에서 불공정한 수익 배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징어게임' 제작비는 약 285억 원이었으나, 이를 통한 넷플릭스 수익은 약 1조 원이라는 내부 자료가 미국 언론에 공개되면서 "IP·판권 독식하는 넷플릭스만의 오징어게임", "재주는 오징어게임이 넘고 돈은 넷플릭스가 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citation:1).
더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오징어게임'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양질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제작비 전액과 일정 비율의 보상을 사전 지급하고, 저작재산권 및 관련 사업권 전부를 양도받는 계약 방식이 업계의 관행이었던 것이다(citation:1). 2016년 이후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금액은 1조 원이 넘으며, 2021년 한 해에만 5천억 원을 투자하여 오리지널 콘텐츠 15개를 발표했다(citation:1).
이 글은 오징어게임에서 촉발된 IP 권리 관계 이슈를 시작으로, 한국 OTT 규제 체계의 현황과 모순, 영비법·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 동향, 부처 간 관할권 경쟁, 해외 비교, 그리고 통합미디어법의 미래까지 — OTT 시대에 한국의 법률과 제도가 직면한 과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2. 한국 OTT 규제의 현주소 — 부가통신사업자라는 모호한 지위
2-1. 법적 분류의 모순
현행법상 OTT 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된다(citation:3). OTT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영상물 등급분류와 같은 소비자 제공 단계의 일부 규정에 그칠 뿐, 콘텐츠 제작 단계에 적용되는 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citation:1).
OTT 사업자가 "방송"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방송법상 규제를 받지 않는 구조적 모순은, 국내 OTT 업체들조차도 문제시하고 있다. 웨이브는 국정감사 보고서에서 "부처별 입법 경쟁 및 규제 강화로 인해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 상 최소 규제 원칙에 대한 정책 방향은 상실된 상황"이라며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국내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지연됐다"고 밝혔다(citation:4).
2-2. 방송법 vs 전기통신사업법 — 규제 격차의 실상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와 유료방송(IPTV, 케이블TV) 사이의 규제 격차를 구체적으로 비교하면(citation:5):
| 규제 항목 | 유료방송 (SO/IPTV) | 인터넷동영상서비스 (OTT) |
|---|---|---|
| 진입 규제 | 과기정통부장관 허가 필요 | 신고만 하면 서비스 가능 |
| 유효기간 | 7년 범위 내 재허가 필요 | 재허가·유효기간 제한 없음 |
| 채널·편성 규제 | 방송법상 강한 규제 적용 | 해당 없음 |
| 광고 규제 | 방송법상 강한 규제 적용 | 해당 없음 |
| 내용 규제 | 공공성·공익성·윤리성 기준 | 정보통신망법상 제한적 규제 |
| 소유·겸영 규제 | 적용 | 해당 없음 |
| 의무 편성 비율 | 순수외주제작 프로그램 일정 비율 이상 편성 | 해당 없음 |
이 격차는 OTT가 "방송의 본질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방송사업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규제만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citation:5). 특히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종합편성방송채널사업자는 순수외주제작 프로그램을 일정 비율 이상 편성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citation:1), OTT에는 이러한 의무가 없다.
2-3. OTT에 공적 개입을 시도한 입법 노력
OTT 플랫폼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토대로 방송사업자에 준하는 공적 책임을 부과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2019년 김성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방송법 전부개정안(제2021707호)은 OTT를 부가유료방송사업으로 등록 또는 신고토록 하여 방송 정책의 영역에 포함하고자 하였으나,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되었다(citation:1).
그러나 현행법상 OTT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의무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신고 및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망 품질 유지 등에 그친다(citation:1). 사적 자치의 원칙과 계약자유의 원칙이 적용되는 민간 계약 영역에서, 국가가 OTT 플랫폼의 콘텐츠 제작 관행에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citation:1).
3. 오징어게임 IP 분쟁의 법적 쟁점 — 저작재산권 양도의 덫
3-1. 저작재산권 양도의 법적 구조
'오징어게임' 사례에서 "제작사에 IP가 없다"는 표현은 저작권법 제45조에 규정된 저작재산권의 양도를 의미한다(citation:1). 저작물을 창작한 저작자는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을 가지는데, 일신전속적 권리인 저작인격권과 달리 저작재산권은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 상표권 등 해당 콘텐츠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상업적 권리 또한 통상적으로 플랫폼이 가져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러한 권리 관계를 총괄하여 IP(지식재산권)라고 표현한다(citation:1).
3-2. IP 양도의 양면성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크게 성공하여도 저작자나 제작사에게 추가 수익이 없다는 것이 IP 양도의 가장 큰 한계다. 하지만 반대로, 콘텐츠가 실패하여도 추가 손해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citation:1).
| 구분 | IP 양도 계약 (넷플릭스 오리지널) | 기존 방송사-외주제작사 계약 |
|---|---|---|
| 제작비 부담 | 플랫폼이 전액 투자 | PPL 등으로 제작사가 추가 마련 |
| 흥행 시 추가 수익 | 없음 (전부 플랫폼 귀속) | 제한적이나 가능성 존재 |
| 실행 시 리스크 | 없음 (제작비+일정 수익 확보) | 투자금 회수 불확실 |
| IP/2차적 권리 | 없음 | 제한적 보유 가능 |
| 후속작·파생사업 | 자체 수행 불가 | 가능 (IP 보유 시) |
| 수익분배 구조 | 사전 확정 금액 | 흥행에 따라 변동 |
IP 양도 관행의 대가는 제작비와 일정 수익의 완전한 확보이다. 제작비 전액을 보전해 준다는 점에서, 간접광고(PPL) 등을 통해 제작비를 추가로 마련해야 했던 기존 지상파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계약 관행에서 오던 부담이 사라진 것은 큰 매력이다(citation:1).
3-3. 사적 자치의 원칙과 공적 개입의 한계
우리 사법 질서는 '사적 자치의 원칙'과 '과실 책임의 원칙' 등을 근간으로 한다. 계약 당사자 간 계약 내용이 관련법에 의해 무효가 되지 않는 이상, 계약 주체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citation:1).
다만 공공복리의 원칙 차원에서 국가가 관여하는 영역이 있다. 현행법상 지상파방송사업자나 종합편성방송채널사업자는 순수외주제작 프로그램을 일정 비율 이상 편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방송법 제72조)(citation:1). 방송통신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이를 검증하여 필요시 위반사항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조치를 내린다(방송법 제108조 제1항 제9호, 동법 시행령 제69조 별표4)(citation:1).
방송사업자에게 국가가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는 전통적 근거는 '주파수 희소성'이었으나, 오늘날에는 방송이 지닌 메시지 파급력, 전파의 즉시성과 침투성 등에 따른 사회문화적 영향력이 주요 근거로 작동한다(citation:1).
3-4. 중소 제작사의 절박함
중소 영상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 성공한 콘텐츠 한두 개로 역량을 입증하고 후속작 등 추가 사업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IP가 없다는 것은 제작사를 제작으로부터 소외시키고, 한국을 콘텐츠 제작의 당당한 주체가 아닌 글로벌 하청 기지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citation:1).
4. 영비법의 영화 정의 — "극장에서만 상영할 목적"이라는 시대착오
4-1. 현행 영비법의 영화 정의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제2조 제1호는 영화를 "영화상영관 등의 장소 또는 시설에서 공중에게 관람하게 할 목적으로 제작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citation:11)(citation:12). 이 정의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등 OTT 전용 콘텐츠는 법률상 "영화"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은 영진위의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었으나, 자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택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되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영화가 아닌 셈이다(citation:12). 같은 감독이 같은 시나리오로 영화를 찍더라도 어디에 공개되느냐에 따라 법적 지위가 달라지는 비합리적 구조다(citation:12).
4-2. 영화진흥위원회 연구 — 영화 정의의 전면 개정 방안
영화진흥위원회(KOFIC)는 2023년 「영비법 전면 개정 방안 연구」를 통해 영화 정의의 재구성을 제안했다(citation:11). 연구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citation:11):
| 개정 방안 | 내용 | 법률명 |
|---|---|---|
| 1안: 영화 일원론 | 영화+비디오물을 통합 영화 정의로 전환, 온라인비디오물과 디지털시네마 정의 폐지 | 영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 |
| 2안: 영화+영상물 이원론 | 통합 영화 정의로 전환하되, 온라인비디오물을 영상물로 수정, 디지털시네마 정의 폐지 | 영화 및 영상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
4-3. 해외 영화 정의의 시사점
영진위 연구는 해외 주요국의 영화 정의를 검토했다(citation:11):
| 국가 | 영화 정의의 특징 |
|---|---|
| 프랑스 | 지원과 규제가 긴밀히 연결된 영화법, 글로벌 OTT 대응을 위한 정의 변화 |
| 영국·호주 | 전송·배포·저장 매체의 한계를 넘는 폭넓은 영상물 통합 개념 |
| 캐나다·독일 | 콘텐츠 중심의 영화-영상물 통합 진흥 법제 |
| 싱가포르·베트남 | 영화 정의 및 범주를 등급분류와 연결 |
해외 주요국 법적 정의를 바탕으로 볼 때, 전송·배포 및 저장 매체의 한계를 넘어서 폭넓은 영상물 통합 개념으로서 '영화' 정의 근거는 충분하며, 디지털 영화 환경 변화에 따른 영화 재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citation:11). 특히 FTA 유보사항인 영화 중심으로 통합 정의를 도입하면 규제자율권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사료된다(citation:11).
4-4. 문체부의 개정 추진 현황
2025년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영화 개념 확대를 최대한 빨리 올해 안에 해보려고 한다"며 "이번 정기국회 때 정부안을 발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citation:12). 문체부 관계자는 "같은 감독이 같은 시나리오로 영화를 찍더라도 어디에 걸리느냐에 따라 차별성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며 "일단 영화 개념을 제작 단계에서는 차별성을 두지 않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citation:12).
영비법이 개정되면 문체부 산하 조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화 개념이 '영상물'이나 '영상콘텐츠'로 확장할 경우 영진위나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의 통합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citation:12).
5.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 OTT, 마침내 법적 지위를 얻다
5-1.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 분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OTT를 특수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라는 새로운 법적 지위로 분류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citation:3)(citation:6).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미디어 등 새로운 시장창출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의 후속조치"라며 "부처 간 합의됐던 세제지원, 자율등급제 적용 등을 받는 OTT 사업자를 특정하기 위해 최소규제 원칙에 따라 OTT를 전기통신사업법상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citation:6).
이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citation:6):
| 사항 | 내용 |
|---|---|
| 법적 지위 | OTT를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로 신규 분류 |
| 진입 규제 | 신고제 유지 (규제최소화원칙) |
| 사업 시작 연장 | 연장횟수 제한 폐지 |
| 외국인 간접투자 | OECD 전 회원국으로 확대 (FTA 체결 국가 → OECD) |
| 겸업승인 기준 | '매출액' → '전기통신매출액 300억 원 초과'로 변경 |
| 후속 조치 | 문체부 자율등급제, 기재부 세제지원 적용을 위한 관련법령 개정 추진 |
5-2.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의 의의와 한계
이 개정은 OTT 사업자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여 세액공제 등의 산업지원을 위한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citation:3). 그러나 웨이브 측은 "정부가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은 OTT 사업자를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로 변경하는 개정 법률 이외에 7건의 개정안이 있다"며 "심사가 지연될 우려가 있는 만큼 OTT 지원근거 마련을 위해 해당 개정안부터 우선 처리 필요하다"고 주장했다(citation:4).
6. 동일서비스-동일규제 — 형평성의 원칙과 그 함정
6-1. 원칙의 의미
'동일서비스-동일규제' 원칙은 수년간 뉴미디어를 미디어법 체계에 포섭하기 위한 정책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핵심 원칙이었다(citation:2). 방송통신위원회와 최민희 과방위원장 모두 이 원칙을 강조하고 있으며, EU의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AVMSD)이 참고 사례로 제시되었다(citation:2).
6-2. 학계의 비판 — "외형적 유사성만 주목"
그러나 이 원칙에 대한 비판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윤장열 부경대 교수는 "'동일서비스-동일규제'는 서비스의 외형적 유사성에만 주목할 뿐 시장 지배력, 데이터 통제력, 네트워크 효과 등 미디어 권력을 구성하는 구조적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citation:2).
윤 교수는 "'동일서비스-동일규제'가 도입되면 공영방송, 중소미디어, 글로벌 플랫폼이 동일한 규제 틀 안에 놓이게 되는데, 이 경우 기존 사업자 사이의 권력 불균형이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citation:2). 규제 대응 역량이 취약한 주체에게는 더욱 큰 부담이 전가될 수 있고, 플랫폼 자본은 '중개자'라는 법적 지위를 유지한 채 여론형성·정보유통 권력의 위치에서 벗어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citation:2).
6-3. 국내 OTT 업계의 입장
국내 OTT 업체들은 방송법·영상진흥기본법보다는 상대적으로 규제 수준이 낮은 전기통신사업법 상 부가통신 규범체계에 OTT를 포섭해야 한다는 입장이다(citation:4). 글로벌 OTT에 대한 직접적 차별적 규제는 통상 마찰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한미 FTA와 같은 통상 규범에 합치된 입법권 행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citation:3).
6-4. 역차별 문제의 구조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OTT와 국내 플랫폼 간의 역차별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통신사에 망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으나,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CP는 훨씬 큰 트래픽을 발생시키면서도 망 이용료를 부담하지 않아 '무임승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citation:1).
7. 부처 간 관할권 경쟁 — 규제 사각지대를 만드는 이기주의
7-1. 삼분된 추진 체계
현재 OTT 관련 정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로 추진체계가 분산되어 있다(citation:3).
| 부처 | 법적 근거 | 주요 내용 |
|---|---|---|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 OTT를 특수유형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 세액공제 근거 마련 |
| 문화체육관광부 | 영상미디어콘텐츠산업진흥법 제정 추진 | OTT를 온라인영상콘텐츠제공업자로 분류, 자체등급분류 도입 |
| 방송통신위원회 |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마련 | 방송과 OTT를 시청각미디어서비스로 포섭, 동일서비스-동일규제 |
7-2. 유사·중복 지원 사업의 문제
부처별 OTT 지원 사업을 보면(citation:3):
| 부처 | 사업명 | 예산 (억 원) |
|---|---|---|
| 과기정통부 | OTT특화 신유형 콘텐츠 제작지원 | 51 |
| 과기정통부 | 해외진출형 방송콘텐츠 제작지원 | 65 |
| 과기정통부 | 차세대 방송성장기반 조성사업 | 57.5 |
| 과기정통부 | 디지털미디어콘텐츠펀드 | 160.5 |
| 문체부 | OTT특화콘텐츠제작지원 | 15 |
| 문체부 | 뉴미디어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 30 |
| 문체부 | 실감형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 46 |
| 문체부 | 방송영상콘텐츠 재제작 지원 | 22 |
지원 사업도 OTT 콘텐츠 제작·유통, 콘텐츠 펀드 조성 등을 내용으로 하여 유사·중복의 우려가 있으며, 국내 OTT 플랫폼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및 사업도 두드러지지 못하다(citation:3).
7-3. 관료정치의 위험
가장 우려되는 점은 행정부가 종합적인 산업진흥이라는 공동 목표보다 각 부처의 예산과 조직을 확대하는 차원의 정책이 추진되어 버리는 관료정치(bureaucratic politics)의 문제이다(citation:3). 웨이브 측도 "관련 법령을 통한 규제는 타당하나 합리적 근거에 대한 사전 사업자 의견 수렴이 미비한 채 규제를 지속 강화해왔다"며 "부처 간 OTT 관할권 경쟁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발생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사업자 신뢰도가 하락했다"고 밝혔다(citation:4).
8. 해외 비교 — EU·프랑스·독일·영국은 어떻게 규제하는가
8-1. EU의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AVMSD)
EU의 AVMSD는 방송과 주문형서비스를 '시청각미디어서비스' 범주에 묶어 최소한의 공적 기준을 부과했다(citation:2). 이는 전송 기술이나 사업자 유형이 아니라 서비스의 성격에 기반한 규제 접근이다. EU는 거대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대해 유럽산 콘텐츠 편성 쿼터제, 디지털세를 도입했다(citation:2).
8-2. 독일의 미디어국가협약(MStV)
독일은 2020년 기존 '방송국가협약'을 '미디어국가협약'으로 전환하면서 EU의 지침을 법제에 준용했다(citation:2). 규제 대상을 전송 기술이나 사업자 유형이 아니라 여론 형성 권력, 사회적 영향력을 기준으로 설정하여, 미디어 공공성을 중심으로 규제체계를 정비했다(citation:2).
윤장열 교수에 따르면 독일은 현재까지 미디어국가협약을 총 7차례 개정했는데, 최근 개정 방향은 공영방송을 '디지털 공공서비스 미디어'로 재정의하는 것이다(citation:2). 방송분담금 개혁을 통해 확보된 안정적 재원을 전제로 공영방송이 디지털 환경에서도 교육·문화·지식·민주적 여론 형성이라는 기본공급을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틀을 정비하는 과정이다(citation:2).
8-3. 영국 BBC와 오프콤의 디지털 전환
영국 공영방송 BBC는 유튜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영국 정부는 2035년을 기점으로 지상파 송출을 종료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citation:2).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은 '스몰스크린:빅디베이트' 보고서를 통해 공영방송에서 공공서비스미디어(PSM)로의 전환, 모든 주요 플랫폼에서의 PSM 중요성 확보, 취약계층의 소외를 방지하는 '포용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citation:2).
8-4. 비교 표: 각국 OTT 규제 프레임워크
| 구분 | 한국 (현행) | EU (AVMSD) | 독일 (MStV) | 프랑스 |
|---|---|---|---|---|
| OTT 법적 분류 | 부가통신사업자 | 시청각미디어서비스 | 미디어서비스 | 영화/시청각미디어 |
| 콘텐츠 쿼터 | 없음 | 유럽 콘텐츠 30% 이상 | 유럽 콘텐츠 의무 | 프랑스 콘텐츠 의무 |
| 공적 기금 분담 | 없음 | 있음 (디지털세 포함) | 있음 (방송분담금) | 있음 (특별세) |
| 규제 기준 | 기술/사업자 유형 | 서비스 성격 | 여론 형성 권력 | 문화적 예외 원칙 |
| 공영방송 보호 | 약함 | 강함 | 매우 강함 | 강함 |
| IP/저작권 보호 | 약한 계약 관행 | 강한 법적 보호 | 강한 법적 보호 | 매우 강한 보호 |
9. 영화발전기금의 형평성 — 극장은 내고 OTT는 안 내는 구조
9-1. 영화발전기금의 현행 구조
영화발전기금은 영화상영관 입장 관람객에게 입장권 가액의 3%에 해당하는 부과금을 징수하는 제도이다(citation:11). 이 기금은 한국영화의 발전과 영화·비디오물 산업의 진흥을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OTT 서비스는 현행 영비법상 영화상영관에 해당하지 않아 영화발전기금 납부 의무가 없다. 동시에 OTT 사업자는 방송사업자에 해당되지 않아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당금 납부대상도 아니다.
| 구분 | 극장 | IPTV/케이블TV | OTT |
|---|---|---|---|
| 법적 분류 | 영화상영관 | 방송사업자 | 부가통신사업자 |
| 영화발전기금 (3%) | 납부 | 해당 없음 | 해당 없음 |
| 방송통신발전기금 | 해당 없음 | 납부 | 해당 없음 |
| 동일 콘텐츠 제공 | 영화 상영 | 방송 프로그램 | 영화·드라마·예능 |
OTT가 영화관·IPTV와 유사한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공적 기금 부담 없이 콘텐츠로 수익을 얻고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9-2. 재원 다각화의 필요성
영진위 연구는 통합 영화 정의 도입 이후 재원 다각화 방안으로 국고 재원 마련을 위한 산업진흥 조항 도입에 대해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통합 영화 정의 도입 이외에 불필요한 전선 확대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citation:11). 다만 영화상영관 경영자에게 부과되는 입장권 부과금 징수 의무는 현행을 유지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citation:11).
10. 통합미디어법의 미래 — 미디어 공공성을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할 때
10-1. 통합미디어법 논의의 현재
지난 2000년 제정된 통합방송법은 OTT 등 뉴미디어를 포섭하지 못하고 있다(citation:2).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통합 미디어법' 마련을 목표로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정책연구를 진행 중이며, 국회에서는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연구반을 구성해 가칭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준비하고 있다(citation:2).
10-2. 미디어 공공성의 재정립
OTT, AI 시대에도 미디어 공공성은 필수적이다. 봉미선 EBS 정책기획부장은 "플랫폼의 권력화와 데이터 수집, 알고리즘 추천은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며 "미디어·문화 주권과 정체성을 잃어버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점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citation:2).
윤장열 교수는 "통합미디어법 논의는 단순히 규제 대상을 확장하거나 기술적 분류 체계를 개편하는 법률로 이해될 수 없다"며 "미디어를 민주주의 핵심 인프라로 이해하는 규범적 관점을 전제로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citation:2).
10-3. 윤장열 교수가 제안하는 통합미디어법 구조
| 분류 | 정의 | 적용 규범 |
|---|---|---|
| 공영방송 | 공적 재원 기반의 민주적 공론장 형성 주체 | 공적 책무, 성과 책임, 재정 투명성 강화 (별도 규범) |
| 민영방송 | 여론 영향력을 지닌 매체 | 여론 영향력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공익적 책무 |
| 디지털미디어서비스 | OTT·플랫폼 등 인터넷 기반 서비스 | 이용자 보호, 불법·유해 콘텐츠 대응, 투명성 확보 (최소 규율) |
10-4. 산업 진흥과 규제의 균형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지금은 규제로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라며 "미디어 산업 진흥도 필요하고 의사소통 구조 인프라로서의 미디어도 중요하다. 현 정부가 문화강국을 얘기하는데, 미디어 산업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일단 낡은 규제들은 다 걷어내야 한다"고 했다(citation:2).
김위근 퍼블리시 최고연구책임자는 "기술 중심으로 법을 만들면 비게 되는 곳이 너무 많다"며 "저널리즘 영역 등 사회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콘텐츠 부분을 중심으로 관련 법을 획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제안했다(citation:2).
10-5. IP 권리 보호 체계의 정비
OTT 시대에 콘텐츠 IP 권리 보호 체계를 정비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오징어게임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IP를 독점하고 국내 제작사가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없다는 사실은(citation:1), 계약 관행의 개선과 법적 보호 장치의 도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웨이브, 티빙 등 국내 OTT 사업자와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는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행정소송을 진행한 바 있으며(citation:1),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음악저작권료 미납을 이유로 여러 OTT 업체를 저작권법 위반 협의로 고소하기도 했다(citation:1).
11. 에필로그: 콘텐츠 주권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의 OTT 규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원칙 위에 설계되어야 한다.
첫째, 기술 중립성(Technology Neutrality). 특정 기술이나 유통 경로에 기반한 규제가 아니라, 콘텐츠의 성격과 소비 형태에 기반한 규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citation:2)(citation:3).
둘째, 형평성(Parity). 극장, IPTV, OTT 간의 규제 부담 형평성을 확보하되, 각 사업자의 특성과 시장 영향력을 고려한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citation:2)(citation:3). 글로벌 OTT와 국내 OTT 간의 형평성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셋째, 콘텐츠 주권(Content Sovereignty).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호하고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오징어게임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IP 권리 관계의 불균형은 한국을 단순한 '제작 하청 기지'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citation:1).
넷째, 규제 거버넌스의 통합. 부처 간 관할권 경쟁으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산업 진흥과 공공성 보호라는 두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할 수 있는 통합적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citation:3)(citation:4).
OTT는 더 이상 "부가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미디어 산업의 중심축이다.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에 증명했듯이,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 창작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 역량이 제대로 보상받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뒷받침하는 제도와 법률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부가통신사업자라는 20세기의 분류 틀 안에 OTT를 가둘 것인가, 아니면 OTT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법적 프레임워크를 구축할 것인가 — 이 선택이 한국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 한국저작권위원회 — 「OTT 시대의 영상콘텐츠 제작사와 플랫폼 간 IP 권리 관계 연구: '오징어게임'과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https://www.copyright.or.kr/ - 미디어스 — 「통합미디어법, '기술'이 아니라 '미디어 공공성'을 중심으로 — 한국언론정보학회 이슈세미나」 (2026.2.6)
https://www.mediaus.co.kr/ - 국회입법조사처 — 「글로벌 OTT의 진입에 대응한 국내 미디어산업 발전 과제」, 이슈와 논점 제1840호, 2021.5.27.
https://www.nars.go.kr/ - ZDNet Korea — 「웨이브 "부처 이기주의로 국내 OTT 경쟁력 강화 위한 제도개선 지연"」 (2021.9.29)
https://www.zdnet.co.kr/ - 한국행정학보/한국법제연구원 — 「인터넷동영상서비스에 대한 규제 이슈」
https://journal.kiso.or.kr/ - ZDNet Korea / 과기정통부 —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 OTT 특수한 유형 부가통신사업 분류」 (2020.8.31)
https://www.zdnet.co.kr/ - 시애틀N / 뉴스1 —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OTT 사업자 법적 근거 마련」 (2021.1)
https://www.seattlen.com/ - 율촌 법률사무소 — 손금주 변호사 프로필, ICT 플랫폼·방송통신 분야 자문
https://www.yulchon.com/ - BKL 법률사무소 — 공정거래그룹, OTT 기업결합 관련 자문 (티빙-시즌 합병)
https://www.bkl.co.kr/ - KDI 한국개발연구원 — 「2026 국제 AI 안전 보고서 발표 및 토론회」
https://www.kdi.re.kr/ - 영화진흥위원회(KOFIC) —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전면 개정 방안 연구」, KOFIC 연구 2023-06, 2023.5.31.
https://www.kofic.or.kr/ - 이투데이 — 「'영비법' 개정 통해 영화 개념 대폭 확대 추진」 (2025.9.7)
https://ww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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