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 — 경비 용역 현장에서 원청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
들어가며
"우리는 경비 용역업체를 썼을 뿐인데, 경비원이 다치면 우리도 책임이 있나요?"
학교, 건물, 공단, 공공기관 등 경비원을 용역으로 쓰는 곳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있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무거운 책임이 있습니다.
경비원이 야간 순찰 중 계단에서 넘어져 다치면, 원청(학교나 건물주)은 '용역사 소속이라 내 알 바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원청)에게도 수급인(용역사)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광범위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경비 용역 현장에서 원청이 부담하는 안전조치 의무의 법적 근거, 실제 판례와 질의회신에서 드러난 책임의 범위, 그리고 실무에서 원청이 어떤 조치를 해야 처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지를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1. 경비 용역의 구조 — 누가 누구인가
경비 용역계약에는 기본적으로 세 주체가 관여합니다.
발주자(원청, 도급인): 학교, 건물주, 공공기관 등 경비 서비스가 필요한 곳. 이 글에서 '원청'이라 부르겠습니다.
용역사(수급인): 경비원을 고용하여 경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이 글에서 '용역사'라 부르겠습니다.
경비원(근로자): 용역사에 고용되어 원청의 사업장에서 실제로 경비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이 구조에서 핵심적인 법적 긴장이 발생합니다. 용역사는 경비원의 '사업주'로서 근로계약, 임금, 인사관리를 담당하지만, 경비원이 실제로 일하는 '사업장'은 원청의 것입니다. 그래서 법은 원청에게도 일정한 안전조치 의무를 부과합니다.
명지대학교의 경비·청소용역 과업지시서를 보면 이 관계가 잘 드러납니다. 해당 과업지시서는 "용역업체의 근로자는 발주처의 근로자가 아닌 용역업체의 근로자로서 발주처와의 관계에서 독립사업주로 봄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면서도, 동시에 "학교가 제시한 소요인원 및 학교가 지정한 요원을 상근으로 배치하여야 하며, 학교의 동의 없이 배치 인력을 변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는 발주처의 시정요구권에 의해 용역업체의 근로자(현장관리인 포함)에 대하여 근로시간, 휴게, 휴일 등 근로조건과 인력운영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명지대학교 경비·청소용역 과업지시서, 2023.12).
이처럼 원청은 용역사의 독립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상당한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합니다. 바로 이 점이 원청의 안전조치 의무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됩니다.
2.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 — 산업안전보건법 조문별 해설
2-1.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 도급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조치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도급인(원청)에게 도급사업에서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요구합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도급인은 관계수급인(용역사)의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할 때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해야 합니다.
둘째, 도급인은 안전·보건협의체를 구성·운영해야 합니다.
셋째,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작업장의 유해·위험 요인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넷째, 도급인은 수급인 작업장소에 대한 정기적 순회점검을 해야 합니다.
이 조항들이 경비 용역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원청은 경비원이 근무하는 건물의 위험 요인(미끄러운 바닥, 어두운 통로, 고소 작업이 필요한 옥상 경비 등)을 용역사에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경비 근무 환경을 점검해야 합니다.
2-2.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합니다. 경비 용역의 경우, 원청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원청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가 경비원을 포함한 사업장 내 모든 근로자의 안전을 총괄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2-3. 단서 —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 조치의 제외
다만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에서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합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원청이 경비원 개인에게 "안전화를 착용하라", "이 순찰 루트를 따라가라"고 직접 지시하는 것은 용역사의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원청은 건물의 물리적 환경(안전시설, 조명, 바닥 상태 등)을 관리하고, 용역사에게 위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의무 범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5년 8월 14일 선고 2025도4428 판결에서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의무에 대해 폭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조치·보건조치 규정이 도급인에게도 적용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는 원청이 단순히 '정보 제공' 수준이 아니라, 사업장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한 것입니다.
3. 판례와 질의회신으로 보는 책임의 실체
3-1. 고용노동부 질의회신 — 별도 발주를 받은 업체의 책임 소재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정책과의 질의회신(2007~2020.7월)은 도급 관계에서의 책임 소재에 대해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B업체와 C업체가 발주처로부터 각각 발주를 받은 경우, 기본적으로 각 업체별로 소속 근로자(수급업체 근로자 포함)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산업안전보건법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B업체가 C업체의 안전관리업무를 대행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C업체의 공사금액을 포함하여 B업체가 발주자와 계약하고, B업체가 C업체에 도급을 준 경우라면, B업체가 도급인으로서 안전관리자 선임,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 등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B업체가 C업체의 안전관리업무를 대행할 수는 없지만, B업체 작업구역 내에서 B업체가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하여 C업체 근로자가 사고를 당한 경우, B업체가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경비 용역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학교(원청)가 경비 용역사를 별도로 선정한 경우, 용역사는 자기 소속 경비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 등 관리적 사항을 직접 해야 합니다. 원청이 이것을 대신 해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원청이 건물의 안전시설(비상구 조명, CCTV, 미끄럼 방지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경비원이 사고를 당하면, 원청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3-2.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경우의 판단 기준
질의회신은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사고내용 등을 조사하여 그 책임소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청과 용역사 중 누가 잘못했는지를 사고 내용을 기반으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경비 용역 현장에서 이 기준이 적용되는 구체적 사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례 1: 경비원이 야간 순찰 중 건물 내 어두운 복도에서 넘어져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복도의 조명이 고장 난 지 오래되었고, 원청에 수리를 요청했으나 방치된 상태였다면, 이는 원청의 안전시설 관리 소홀이므로 원청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례 2: 경비원이 근무 중 졸아서 화재 감시를 놓쳤습니다. 이는 용역사의 근로시간 관리, 교육 등 관리적 문제가 원인이므로 용역사의 책임이 중심이 됩니다. 다만, 원청이 과도한 야간 근무시간을 요구한 것이 원인이라면 원청도 책임을 분담할 수 있습니다.
사례 3: 경비원이 겨울철 빙판길에서 순찰 중 넘어졌습니다. 제설 작업은 원청의 몫이었다면 원청 책임, 용역사가 제설을 하기로 계약했다면 용역사 책임이 됩니다. 계약서에 명확하지 않다면 양쪽 모두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4. 경비 용역계약서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안전 관련 조항
4-1. 명지대학교 사례에서 배우는 것
명지대학교의 경비·청소용역 과업지시서는 여러 모델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용역업체의 독립사업주 지위: "용역업체의 근로자는 발주처의 근로자가 아닌 용역업체의 근로자로서 발주처와의 관계에서 독립사업주로 봄을 원칙으로 한다." 이 조항은 원청의 직고용 의사를 부인하는 동시에, 용역사가 독립적으로 안전관리 의무를 부담함을 확인합니다.
시정요구권: "학교는 발주처의 시정요구권에 의해 용역업체의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시간, 휴게, 휴일 등 근로조건과 인력운영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원청이 용역사의 근로조건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동시에 경비원의 적절한 근로시간(야간 졸음 방지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산업재해 보상: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가 본 과업수행 중 불의의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 부상 또는 질병 등에 대하여는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용역업체가 보상한다." 이 조항은 산업재해 보상의 1차적 책임이 용역사에 있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4-2. 원청이 추가로 넣어야 할 안전 조항
그런데 위 조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원청이 리스크를 줄이려면 다음과 같은 조항을 추가해야 합니다.
안전보건교육 이행 확인 조항: "용역사는 소속 경비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1조에 따른 법정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고, 그 실시 결과를 매 분기 발주처에 보고하여야 한다." 이 조항을 통해 원청은 용역사의 교육 실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전보건협의체 참여 조항: "발주처와 용역사는 안전보건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분기 1회 이상 회의를 실시하여 경비 근무 환경의 위험요인을 공동으로 점검한다."
사업장 위험요인 정보 제공 조항: "발주처는 경비원의 작업 장소에 존재하는 유해·위험 요인(미끄러운 바닥, 어두운 구역, 고소 작업이 필요한 장소 등)을 용역사에 서면으로 제공하고, 변경 시 즉시 통보한다."
비상 시 연락체계 조항: "경비원이 근무 중 부상을 당하거나 건강 이상이 발생한 경우, 발주처와 용역사 간 즉시 연락할 수 있는 비상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경비원에게 교육한다."
고용승계 원칙: 명지대학교 사례처럼 "현재 근무 중인 용역직원에 한하여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도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용승계가 되면 경비원의 숙련도와 현장 경험을 유지할 수 있고, 새로 교육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5. 원청의 안전조치 이행 실무 — 분기별 점검 항목
5-1. 분기별 안전 점검 항목
원청이 실제로 분기마다 확인해야 할 안전 점검 항목을 정리하겠습니다.
물리적 환경 점검:
- 경비원 순찰 구역의 조명 상태는 적절한가?
- 바닥이 미끄럽거나 위험한 구역은 없는가?
- 비상구, 대피로는 잘 확보되어 있는가?
- 겨울철 제설·제빙은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는가?
- CCTV 등 보안 장비는 정상 작동하는가?
관리 체계 점검:
- 용역사가 경비원에 대한 법정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했는가? (반기별 12시간 이상)
- 교육 실시 기록(출석부, 교안, 사진)을 확인했는가?
- 경비원의 근로시간이 적절한가? (야간 근무 후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는가)
- 안전보건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는가?
비상 대응 점검:
- 화재·지진 대피 훈련에 경비원이 참여했는가?
- 경비원이 CPR·AED 사용법을 알고 있는가?
- 비상 시 연락체계가 잘 작동하는가?
보호구 점검:
- 겨울철 방한복, 여름철 쿨링 조끼 등 계절별 보호구가 지급되었는가?
- 야간 순찰용 안전 조끼(반사 소재)가 지급되었는가?
- 보호구의 상태는 양호한가?
5-2. 사고 발생 시 원청의 대응 절차
경비원이 근무 중 사고를 당했을 때 원청이 취해야 할 단계적 조치입니다.
1단계: 즉시 대응. 경비원의 부상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119에 신고합니다. 동시에 용역사에 즉시 통보합니다.
2단계: 현장 보존. 사고 현장의 상태를 사진·영상으로 기록합니다. CCTV 영상을 확보합니다.
3단계: 중대재해 여부 판단. 사망자가 1명 이상이거나, 3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이거나, 부상·질병자가 동시에 10명 이상이면 중대재해에 해당합니다. 중대재해인 경우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즉시 보고해야 합니다.
4단계: 원인조사. 사고의 직접 원인(미끄러짐, 넘어짐 등), 간접 원인(조명 부족, 안전시설 미비 등), 근본 원인(안전관리체계 부재, 교육 미흡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합니다.
5단계: 재발방지대책 수립. 원인별 구체적 대책을 수립하고, 책임자와 이행 기한을 정합니다. 대책의 이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6단계: 위험성평가 반영. 사고 원인을 기존 위험성평가에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합니다.
6. 원청이 처벌받는 경우 — 중대재해처벌법과의 관계
6-1.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
2021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이후, 경비 용역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의 대표이사(또는 기관장)가 직접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법인에게 50억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경영책임자'의 범위입니다. 경비 용역을 발주한 학교의 총장, 건물주의 대표이사, 공공기관장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6-2. 지자체 장의 경영책임자 지위
특히 주목할 점은 2021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산업재해 예방 대책의 책무가 부여되었다는 것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조의2는 "지방자치단체는 관할 지역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제4조의3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관할 지역 내에서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자체 계획의 수립, 교육, 홍보 및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장 지도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에 대한 경영책임자로서 의무와 처벌의 직접적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시·군·구청이 경비원을 직접 고용하거나, 경비 용역을 발주한 경우, 해당 지자체 장이 중대재해에 대한 직접적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6-3. 공공행정 중 현업업무에 해당하는 경비 업무
산업안전보건법은 국가,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하여 모든 사업에 적용됩니다. 공공행정에서 현업업무에 해당하는 업무 중 경비 관련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도로·가로 등의 청소, 쓰레기·폐기물의 수거·처리 등 환경미화 업무
- 청사 등 시설물의 경비, 유지관리 업무 및 설비·장비 등의 유지관리 업무
이러한 현업업무에는 안전교육,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운영, 원청 책임 등 산업안전보건법의 핵심 규정이 전면 적용됩니다.
7. 경비원 특성을 고려한 안전관리 — 고령자·야간근무
7-1. 고령 경비원의 취약성
경비 업무의 특성상 고령자의 비율이 높습니다. 울산광역시교육청의 경비원 채용 기준을 보면, "고령자(만 55세 이상)를 우선적으로 고용해야 하는 직종"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울산광역시교육청 경비원 취업규칙). 이는 고령자 고용을 장려하는 정책이지만, 동시에 고령자 특유의 안전 취약성을 고려한 관리가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고령 경비원의 주요 안전 취약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낙상 위험 증가: 균형 감각 저하, 근력 약화로 넘어질 위험이 높음
- 만성질환: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으로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 발생 가능
- 열 스트레스: 체온 조절 능력 저하로 폭염·한파에 더 취약
- 인지 기능: 야간 근무 시 졸림, 판단력 저하
7-2. 야간 근무와 안전
경비원의 야간 근무는 여러 안전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째, 졸림으로 인한 주의력 저하입니다. 야간에 화재 감시를 소홀히 하거나, 침입자를 놓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청은 용역사와 협의하여 적절한 근무·휴게 시간을 배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어두운 환경에서의 사고 위험입니다. 순찰 중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장애물에 걸려 다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청은 건물 내 순찰 구역의 조명을 적절히 유지해야 합니다.
셋째, 범죄 피해 위험입니다. 야간에 단독으로 근무하는 경비원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원청은 CCTV 설치, 비상벨 구비, 비상 연락체계 구축 등을 통해 경비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울산광역시교육청 취업규칙은 복무의 일반원칙으로 "공무원은 직장의 질서를 유지하고 성실히 직무에 종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품위유지의 의무로 "공무원은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경비원 본인의 의무이지만, 원청이 이러한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환경(적절한 조명, 근무시간, 안전시설)을 제공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8. 휴게시설 설치 의무 — 2022년 8월 시행
산업안전보건법 제128조의2는 사업주에게 휴게시설 설치 의무를 부과합니다.
"사업주는 근로자(관계 수급인의 근로자를 포함한다)가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서 "관계 수급인의 근로자를 포함한다"는 부분이 핵심입니다. 경비 용역사 소속 경비원도 원청의 휴게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휴게시설 미설치 시 과태료는 1,500만 원입니다. 야간 근무가 많은 경비원의 경우, 따뜻하고 안전한 휴게공간이 특히 중요합니다.
9. 실무 대응 매뉴얼 — 원청을 위한 최종 체크리스트
정리하겠습니다. 원청(학교, 건물주, 공공기관)이 경비 용역과 관련하여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합니다.
용역계약 단계:
- 용역계약서에 안전 관련 조항 포함 확인 (안전보건교육 이행 확인, 위험요인 정보 제공, 안전보건협의체 운영, 비상 연락체계 등)
- 용역사의 안전관리 역량 평가 (안전관리자 선임 여부, 과거 산재 이력 등)
- 인건비 산정 시 시중노임단가 적용 확인
상시 운영 단계:
- 분기별 안전 점검 실시 (물리적 환경, 관리 체계, 비상 대응, 보호구)
- 안전보건협의체 분기별 운영
- 용역사의 법정 안전보건교육 실시 여부 확인
- 경비원의 근로시간 적절성 확인 (야간 근무 후 충분한 휴식)
- 휴게시설 설치·운영 상태 확인
사고 발생 시:
- 즉시 대응 (119 신고, 용역사 통보, 현장 보존)
- 중대재해 여부 판단 및 보고
- 원인조사 실시 (직접·간접·근본 원인 분석)
- 재발방지대책 수립·이행·모니터링
- 위험성평가 반영
마치며
경비 용역에서 원청의 안전조치 의무는 선택이 아니라 법적 의무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도급인에게 수급인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광범위한 의무를 부과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에게 직접적 처벌을 가합니다.
하지만 이 글의 목표는 원청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원청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체계적으로 이행한다면, 경비원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원청도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용역사의 독립성을 존중하되, 사업장의 안전은 원청이 확보해야 합니다. 이것이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의 본질입니다.
참고 자료
- 산재예방정책과 질의회신(2007~2020.7월) — 고용노동부 (https://www.moel.go.kr)
-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4428 판결 — 법제처 (https://www.law.go.kr)
-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8조, 제4조의2, 제4조의3, 제128조의2 — 법제처 (https://www.law.go.kr)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 법제처 (https://www.law.go.kr)
- 명지대학교 경비·청소용역 과업지시서(2023.12) — 명지대학교
- 울산광역시교육청 경비원 취업규칙 — 울산광역시교육청
- 지자체 노동자 안전을 위한 우선 과제 토론회 자료집 — 민주노총 (https://www.kctu.org)
- 소규모 사업장을 위한 재해원인조사 및 재발방지 안내서 — 고용노동부 (https://www.moel.go.kr)
해시태그: #경비원안전관리 #도급인안전조치의무 #경비용역책임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29조 #원청안전보건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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