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인증 브리핑

사용후 배터리 KC 안전성검사 — 재사용전지 인증에서 재생원료 인증제까지 2026 제도 로드맵

영구원(09One) 2026. 7. 9. 04:00

사용후 배터리 KC 안전성검사 — 재사용전지 인증에서 재생원료 인증제까지 2026 제도 로드맵


들어가며: 2030년 사용후 배터리 10만 개 시대가 온다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새로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사용후 배터리(Used Battery)입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2030년 전후로 국내에서만 사용후 배터리가 약 10만 개 이상 배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2030년 약 1,300만 개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며, 국내에는 그중 약 42만 개가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 배터리들을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하고,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며, 국제 통상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느냐입니다. 지금까지 사용후 배터리는 「폐기물관리법」 제2조의2에 따른 사업장 일반폐기물로 분류되어 관리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에서 분리된 사용후 배터리는 셀 일부를 수리·교체한 후 자동차에 다시 탑재하거나(재제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용도 전환이 가능해(재사용)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단순 폐기물로 일괄 관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업계와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3년 도입된 KC 안전성검사 제도부터, 2024년 발표된 사용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2025년 도입이 본격화된 재생원료 인증제, 그리고 2026년 이후의 정책 로드맵까지, 사용후 배터리와 관련된 KC 안전관리 제도의 전체 그림을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1. KC 안전성검사 제도 — 왜 새 제도가 필요했나

1-1. 기존 KC 안전관리 체계의 한계

기존의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이하 전안법) 하에서 전기용품의 안전관리는 위해수준에 따라 안전인증(고위험), 안전확인(중위험), 공급자적합성확인(저위험)이라는 세 가지 제도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안전인증대상전기용품을 제조하거나 외국에서 제조하여 대한민국으로 수출하고자 하는 자는 안전인증기관으로부터 제품의 출고 전(국내제조), 통관 전(수입제품)에 해당 제품의 모델별로 안전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안전확인제도는 2009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으며, 최근 전기전자산업의 발달로 인한 신제품 보급 증가,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필요성 등의 주변 환경변화를 고려하여 위해수준에 따라 안전관리 절차를 차등 적용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안전확인대상 전기용품에 대하여는 기존의 안전인증대상 전기용품에 적용되는 공장심사와 연 1회 이상의 정기검사 절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급자적합성확인제도는 위험도가 다양한 전기용품 안전관리제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저위험 전기용품에 대한 규제완화를 위해 기업이 스스로 제품시험을 실시하거나 제3자에게 시험을 의뢰하여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한 뒤, 관련 사항을 한국제품안전관리원(1833-4010)에 신고한 후 판매하도록 하는 선진형 안전관리제도입니다.

하지만 이 세 제도만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 있었습니다. 바로 신규 충전 후 재사용되는 배터리의 안전관리였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과 함께 교체·폐기되는 사용후전지 처리방안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잔존수명이 70~80% 남아있는 사용후전지를 재사용하기 위한 별도의 안전관리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1-2. 안전성검사제도의 탄생 — 2023년 10월 19일

이러한 배경에서 정부는 2023년 10월 19일부터 안전성검사제도를 새로 도입하였습니다. 이 제도는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과 함께 교체·폐기되는 사용후전지 처리방안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마련되었으며, 잔존수명이 70~80% 남아있는 사용후전지를 재사용하기 위한 안전성을 검증하는 제도입니다.

1-3. 안전성검사 대상 품목

전안법 별표 7의2에 따르면, 안전성검사대상전기용품은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분류 품목
재사용전지 ① 재사용전지모듈 ② 재사용전지시스템 (정격용량이 300kWh 이하인 것만 해당)

여기서 주목해야 할 비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용도 제한이 있습니다. 별표 4 제1호타목2에 따른 리튬이차전지시스템 또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2조제53호에 따른 구동축전지로 사용된 후 가공된 리튬이차전지를 재사용 목적으로 제조한 것으로 한정됩니다.

둘째, 재사용 목적으로 제조한 경우 같은 용도로 재사용하는 것은 안전성검사대상전기용품에서 제외됩니다. 즉, ESS로 전환된 배터리를 다시 ESS용으로 재사용하는 경우는 검사 대상이 아닙니다.

셋째, 재사용전지를 다시 재사용 목적으로 제조한 것도 포함됩니다. 한 번 재사용 검사를 받은 배터리를 다시 재사용 대상으로 만드는 경우도 안전성검사 대상에 해당합니다.

1-4. 안전성검사기관

안전성검사기관은 현재 제주테크노파크(064-720-3764 / 064-720-3766)가 유일하게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용후 배터리의 안전성검사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향후 전국 단위의 검사 인프라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안전인증·안전확인·안전성검사 — 삼각 비교

사용후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용품의 KC 안전관리 제도를 한눈에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안전인증 (고위험) 안전확인 (중위험) 안전성검사 (재사용전지)
제품시험 (안전성시험)
공장확인 (제조·검사설비) × ×
공장확인 (원자재·공정검사) × ×
공장확인 (제품검사) × ×
인증·신고 인증서 발급 신고서 발급 안전성검사서 발급
정기사후관리 (시험+공장) 정기심사 없음 정기심사 없음

안전성검사제도는 안전확인과 유사하게 제품시험만 진행하되, 공장심사는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안전확인이 '신제품'의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달리, 안전성검사는 '사용 이력이 있는 배터리'의 잔존 안전성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리튬이온축전지의 에너지 밀도 기준

리튬이온축전지의 KC 인증 분류는 에너지 밀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에너지 밀도가 400Wh/L 이상이면 안전확인대상이며, 400Wh/L 미만이면 기존에는 안전관리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일부 전자담배가 배터리 문제로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도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해외에서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소형 배터리 시험 인증을 강화하는 추세가 뚜렷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은 에너지 밀도 400Wh/L 미만 소형 리튬이온전지도 시험인증을 받아야 하는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블루투스 기기 업계에서는 이 변화가 직격탄으로 다가왔습니다. 에너지 밀도에 관계없이 전기용품 안전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이 적용되면서, 미처 인증을 받지 못한 업체들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규정 적용을 6개월 유예하고, 배터리 제조사 시험성적서를 활용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인증받는 맞춤형 인증 프로세스도 검토한 바 있습니다.


3.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인프라 구축방안

3-1. 2024년 7월 — 관계부처 합동 대책 발표

정부는 2024년 7월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인프라 구축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대책은 2023년 12월 13일 발표한 '이차전지 전주기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사용후 배터리 관리체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통상규제에 국내 배터리 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습니다.

대책의 다섯 가지 핵심 축은 다음과 같습니다.

3-2. 축 1 — 통합법 제정

정부는 2024년 하반기에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가칭)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 및 공급망 안전화 지원에 관한 법률안'의 제정을 추진했습니다. 통합법안에는 다섯 가지 핵심 제도가 포함됩니다.

핵심 제도 주요 내용
①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 시스템 배터리 제조부터 순환이용까지 전주기 정보 관리·공유
② 재생원료 인증제 재활용 원료의 생산·사용 인증 체계
③ 전기차 배터리 탈거 전 성능평가 배터리 탈거 없이 성능평가하여 등급 분류
④ 재제조·재사용 배터리 안전검사 유통 전 안전검사 및 사후검사 의무화
⑤ 사용후 배터리 정책위원회 관계부처 공동 정책 협의체 신설

이 통합법안의 주목할 점은 관계부처 공동소관 구조입니다. 사용후 배터리 산업의 기본체계를 규율하는 통합법과 별도로, 각 관계부처 소관의 개별법을 통해 세부 운영사항을 마련하는 이중 구조입니다.

소관 부처 개별 법률 규정 사항
산업통상자원부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산업법) 유통·재사용사업자 등록, 재생원료 사용인증
환경부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전자제품등자원순환법) 재생원료 생산인증
환경부 「폐기물관리법」 재활용사업자 등록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법」 재제조 정의, 재제조사업자 등록, 탈거 전 성능평가, 안전검사

3-3. 축 2 —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 시스템 구축

정부는 배터리 제조 시부터 사용후 배터리 순환이용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에 걸친 정보 관리 및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관계부처별 개별 시스템을 구축하고, 2027년에는 각 개별 시스템을 연계한 통합포털을 개설할 계획입니다.

부처 구축 시스템 주요 기능
산업통상자원부 배터리 공급망 데이터 플랫폼, 거래정보 시스템 공급망 추적, 거래 투명성
환경부 전기차 전주기 통합환경정보 시스템 환경정보 관리
국토교통부 전기차 배터리 안전인증관리 시스템 안전인증 관리

이 시스템은 수출기업 등 관련 업체에 해외 배터리 규제에 대한 대응과 거래의 투명성 보장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EU의 배터리 여권제도(Battery Passport)와 같은 국제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될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전주기 통합이력관리시스템의 도입을 적극 제안한 바 있습니다. 배터리를 취급·유통하는 사업자들은 배터리 전주기에 걸쳐 배터리 조성·식별 정보, 운행 중 사용정보, 거래 결과, 성능·안전점검 결과 등을 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며, 축적된 정보는 건전한 거래시장을 조성하고 배터리 공급망 및 안전성 강화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3-4. 축 3 — 재생원료 인증제 도입

EU가 2031년부터 배터리 생산 시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해외 배터리 재활용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정부는 국내 수출기업의 해외인증 시 예상되는 인증 비용 및 기업 정보 유출 가능성 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형 재생원료 인증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025년부터 두 가지 인증 체계가 가동됩니다.

생산인증 (환경부 주관):

  • 재제조·재사용이 어려운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하여 생산된 코발트, 니켈 등을 재생원료로 인증

사용인증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 배터리 제조의 공급망 단계를 추적하여 신품 배터리 내 함유된 재생원료의 비율을 확인

이 재생원료 인증제는 '폐기물관리법' 제45조에 따른 전산 처리(올바로 시스템)와 연계되어 활용될 예정입니다. 또한 재생원료 인증제도는 EU의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 규제에 대한 대응은 물론, Scope 3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도 활용할 수 있어 기업의 ESG 경영과 탄소중립 이행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광물 재자원화 관점에서도 이 인증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으로 핵심광물에 대한 특정국의 수입의존도가 높습니다. 주요 선진국은 재생원료 사용의무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해 우리도 재자원화된 원료 및 소재를 생산·사용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요합니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모두 재활용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보급 전기자동차의 43%인 약 17만 대의 생산이 가능한 핵심광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3-5. 축 4 — 전기차 배터리 탈거 전 성능평가 도입

정부는 2027년부터 전기자동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사용이 종료되었을 때, 배터리를 탈거하지 않은 상태로 성능평가를 실시하여 해당 배터리의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등에 관한 등급을 분류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 제도는 전기차 소유주뿐만 아니라 사고 시 보험업체, 리콜 시 차량제작사에 대해서도 탈거 전 성능평가 실시에 대한 의무를 부여합니다. 평가 기준은 잔존용량(성능), 셀전압편차(안정성), 정비·검사·리콜 이력 등이며, 이를 바탕으로 등급이 분류되어 사용후 배터리의 최적 활용 경로가 결정됩니다.

탈거 전 성능평가의 실질적 의미는 큽니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부속품을 교체·수리하여 전기차 배터리로 재조립하거나(재제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기타 용도로 재조립(재사용)함은 물론, 블랙 파우더 같은 원료물질을 추출·회수(재활용)하기에 앞서 효율적으로 분류하는 역할을 합니다.

3-6. 축 5 — 사용후 배터리 유통체계 마련

정부는 사용후 배터리의 급증에 대비하여 시장의 공정성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유통체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 가이드라인: 시세 조작, 거래 상대방에 대한 부당한 차별 등 불공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었습니다.

사업자 등록 의무화: 재제조사업자, 유통사업자, 재사용사업자 등에 대한 사업자 등록이 의무화되어, 관련 사업자의 전문성 및 책임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운송·보관기준 공동고시: 사용후 배터리의 안전한 거래·유통을 위해 공동고시 형태의 세부 운송·보관기준이 마련됩니다. 특히 최근 화성 리튬전기공장 화재사건 등으로 인해 리튬에 대한 안전성 관리가 강조되면서, 배터리 분리기준과 운반·보관방법이 더욱 상세하게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4. 민간 주도의 사용후 배터리 거래 시장 — 배터리 얼라이언스의 역할

4-1. 배터리 얼라이언스 출범과 활동

2022년 9월 관계부처 합동 '사용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같은 해 11월 민간 중심의 배터리 얼라이언스가 출범했습니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현대자동차, 재제조·재사용·재활용 기업, 폐차업계, 보험업계 등 총 24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얼라이언스는 다음 세 가지 원칙 아래 통합관리체계·지원방안 등에 대한 업계 초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1. 사용후배터리 관련업계가 회수·유통·활용(재제조/재사용/재활용)에 대한 주도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 마련
  2. 사용후배터리는 가급적 부가가치가 높은 재제조 및 재사용에 우선 활용하고, 이외 배터리들도 100% 재활용될 수 있는 완결적 순환체계(closed-loop) 지향
  3. 배터리 고유 산업·공급망 특성을 고려한 관리체계 구축

1년간의 숙의 끝에, 2023년 11월 14일 배터리 얼라이언스는 '사용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업계(안)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안을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4-2. 업계(안)의 핵심 제안

업계(안)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후 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전기차에서 분리되어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대상이 되는 배터리'로 새롭게 정의했다는 점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통상 78년 사용하더라도 7080% 수준의 성능을 가지고 있고 신차 배터리 가격의 1/4 수준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단순 폐기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제2조의 폐기물 정의("쓰레기, 오니 및 동물의 사체 등으로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에도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업계(안)는 민간의 자유로운 거래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거래(현물/선도 거래, 직접/중개 거래 등)와 새로운 사업자(유통업, 임대·교체업, 운송·보관업, 성능평가업 등)의 등장이 가능하도록 하되, 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자격 요건 설정과 정부 시스템 기록을 제안했습니다.

4-3. 3단계 안전관리 체계 제안

업계(안)는 사용후 배터리의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3단계 검사 체계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단계 검사 내용 시점
1단계: 활용 전 검사 배터리 탈거 후 상태 확인 배터리 분리 직후
2단계: 제품 안전검사 ESS 등 제품으로 제조 후 안전성 확인 제품 제조 완료 후
3단계: 사후검사 제품 설치 후 지속적 안전 모니터링 설치 후 운영 기간 중

이 3단계 체계는 현재 KC 안전성검사제도와 향후 도입될 안전검사·사후검사 의무화와 연결되어, 사용후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 안전관리를 완성하는 구조입니다.


5. 2026년 이후 정책 로드맵 — K-GX 전략과의 연결

5-1.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 업무보고에서의 시사점

2025년 12월 발표된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6년 주요 업무계획에는 사용후 배터리와 직결되는 정책 방향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자원순환형 사회"를 10대 주요 과제의 하나로 선정한 것은, 사용후 배터리를 포함한 전자제품·폐자원의 순환경제 체계 구축이 정부 국정과제로 본격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의 2026년도 시행계획을 살펴보면, ESS 관련 안전관리와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계획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SS통합관리시스템구축, 극한환경 대응 차세대 BESS 고신뢰성 검증 및 안전기술 개발(R&D), LiB 기반 위험성평가 및 안정성 강화기술 개발(R&D) 등이 구체적 사업으로 편성되어 있으며, 이 사업들은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ESS의 안전성 확보와 직결됩니다.

5-2. 산업 GX 전략과 탄소중립 이행

2025년 11월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5 NDC 이행을 위한 산업계 간담회'를 공동 개최하고, 2035년까지 2018년 순배출량 대비 5361%를 감축하겠다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와 산업계 지원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산업부문은 24.3%31.0% 감축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를 위해 대규모 R&D와 감축설비 지원이 병행됩니다.

이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사용후 배터리의 재활용·재사용은 핵심 수단 중 하나입니다. 산업부는 2026년에 9년간('27~'35년) 전산업·전주기에 걸친 산업 탄소중립 기술 개발을 위한 5조 원 이상 규모의 '산업 GX 플러스' R&D 기획에 착수하고, 순환경제 부문 핵심기술도 포함시킬 계획입니다.

또한 기후부는 탄소중립 핵심기술 R&D('26~'30년, 4.4조 원)와 K-순환경제 리본프로젝트(예타 진행 중)를 통해 탄소감축을 위한 혁신기술 개발·실증을 추진합니다. K-순환경제 리본프로젝트는 폐플라스틱, 미래폐자원, 유기성폐자원 등 3대 중점 폐자원의 고품질 순환원료화·유가자원 회수 기술개발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후 배터리, 전기전자제품 등 주요 품목의 순환이용률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5-3. 자원효율등급제와 재생원료 인증제의 시너지

산업부와 기후부는 글로벌 탄소규제 대응을 위한 자원효율등급제재생원료인증제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원효율등급제: 제품의 순환성 정보(내구성·재활용가능성 등)를 등급으로 표시하는 제도입니다. 사용후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자체의 재활용 가능성을 등급화하여 유통 시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산업 공급망 데이터 스페이스: EU·일본 등 선도사례를 참고하여, 공급망 내 기업들이 규제 이행에 필요한 재생원료·탄소배출량 등 산업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기업의 데이터주권(영업비밀)이 보호되는 구조로 설계되며, 사용후 배터리의 탄소발자국 추적에도 활용될 전망입니다.


6. 사용후 배터리와 폐기물 규제 — 블랙 파우더 논란

6-1. 폐기물인가, 자원인가

사용후 배터리의 산업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폐기물 규제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재자원화 원료는 폐기물에 해당되어 엄격한 폐기물 규제를 받고 있으며, 재자원화 업계는 사업 영역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용후 배터리에서 추출되는 블랙 매스(Black Mass)블랙 파우더(Black Powder)에 대한 규제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블랙 파우더의 경우, 환경부가 적극행정위원회 의결(2024년 4월)을 통해 재활용기준(유기용매 제거, 이물질 혼합 금지 등)에 해당하는 경우 폐기물 규제로부터 제외하도록 제도를 개선했습니다. 다만 이는 폐기물 규제의 예외 인정이지, 완전한 규제 해소는 아닙니다.

블랙매스와 블랙파우더에 대한 별도의 HS코드와 통관기준이 부재하여 수입 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빈번합니다. 핵심광물 재자원화 원료 대부분이 폐기물에 해당되어 수입 시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으며, 폐인쇄자기판(PCB)은 수출입 폐기물관리 지침상 허가대상으로 관리되고, 폐배터리도 블랙매스 형태로 수입되면 중간 가공 폐기물로 보기 때문에 허가대상입니다.

6-2. 폐기물 규제에서의 진전

전기자동차 폐배터리의 순환이용은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에 따라 지정·고시한 내용을 준수하는 범위에서는 폐기물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폐기물의 국가 간의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을 준수해야 합니다.

사용후 배터리를 재제조하거나(「자동차관리법」 제30조의2), 재사용하는 사업자, 그리고 재활용사업자(「폐기물관리법」 제25조)는 향후 강화될 안전기준에 대비하여 사전에 준수사항 이행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터리 분리기준, 운반·보관방법이 상세하게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법적 리스크가 없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7. 글로벌 통상규제 대응 — EU·미국·중국의 동향

7-1. EU — 배터리 규정과 재활용 원료 사용 의무화

EU는 2031년부터 배터리 생산 시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입법을 추진 중입니다. 배터리 여권제도(Battery Passport)를 통해 배터리의 전주기 정보를 추적하고, 탄소발자국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EU 발 탄소규제(CBAM, 배터리규정 등)가 산업 공급망까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7-2. 미국 — IRA와 세액공제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재활용 원료 사용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했습니다. 사용후 배터리에서 회수한 핵심광물을 배터리 제조에 재사용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미국 내 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7-3. 중국 — 정부 주도 배터리 관리 플랫폼

중국은 이미 정부 주도로 배터리 이력추적 플랫폼을 마련하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용후 배터리의 산업화에 있어 우리나라는 경쟁국보다 다소 늦은 상황이며, 이는 사용후 배터리를 단순 폐기물로 바라보고 관리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7-4. 국내 대응 — 선제적 제도 정비의 필요성

주요 국가들이 핵심광물 가공, 소재, 배터리 셀 제조 및 재활용까지 배터리 전주기에 걸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점이 큽니다. 사용후 배터리 관련 기업들은 향후 구체화될 통합법 및 개별법 등의 제정·개정 사항을 면밀히 파악하여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8. 핵심광물 재자원화 — 산업 차원의 큰 그림

8-1. 재자원화산업의 정의와 범위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조제9호에 따르면, 재자원화는 재생자원으로부터 재생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진 물질에서 핵심자원을 회수하여 산업의 원료 또는 에너지 등으로 이용하는 활동입니다. 핵심광물 재자원화산업은 핵심광물이 포함된 부산물, 원료광물 혹은 사용 후 제품을 회수하여 파·분쇄, 선별, 정·제련 등 물리·화학적 공정을 거쳐 원료화하는 산업을 말합니다.

사용후 배터리 분야는 국내 재자원화산업에서 가장 활기를 띠고 있으며, 민간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분야입니다. 영구자석 재자원화와 E-Waste 재자원화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8-2. 제도적 장애요인과 개선 방향

현재 핵심광물 재자원화산업을 가로막는 주요 제도적 장애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장애요인 현황 개선 방향
폐기물 분류 대부분의 재자원화 원료가 폐기물에 해당 순환자원 지정 확대, 폐기물 규제 예외 인정 범위 확대
지원체계 부재 고도의 기술력과 자본이 요구되나 정부 지원책 미흡 재원 마련, 기술개발·금융 지원 확대
E38 분류 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및 원료 재생업으로 분류 산업 분류 개선, 부지확보·공장 인허가 규제 완화
수입규제 폐기물에 해당하여 수입 시 엄격한 규제 HS코드 부여, 통관기준 정비, 관세 조정
부처 간 역할 중복 산업부와 환경부 간 업무중복 발생 거버넌스 재정립, 협력 체계 구축

정부는 핵심광물 재자원화산업 육성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방향으로 두 가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첫째, 새로운 법 제정을 통해 재자원화 원료에 한정하여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업 및 지원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둘째, 환경부 등 타 부처와의 협의체를 구성하여 공동 대응 창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일본은 경제산업성과 환경성이 순환경제 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EU는 정책결정 과정에서 다층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9. 전자제품등자원순환법 개정 — 생산자책임재활용(EPR) 확대

2025년 4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에 따라, 2026년 1월 1일부터 전기·전자제품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대상 품목이 기존 중·대형 가전제품 50종에서 의류건조기, 휴대용선풍기 등 중·소형을 포함한 모든 전기·전자제품으로 확대됩니다.

다만 감염 우려가 있는 의료기기와 기밀 유지가 필요한 군수품 등은 제외됩니다. 신규 의무업체는 기존에 납부하던 폐기물부담금을 면제받는 대신 재활용의무 추가 이행에 필요한 공제조합 분담금 납부 등을 통해 의무를 이행하며, 제조·수입업자 부담은 연간 약 51억 원 경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개정은 사용후 배터리를 포함한 전자제품 전반의 순환이용 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철·알루미늄 등 유가자원 연간 7만 6천 톤 이상의 순환이용이 기대됩니다.


10. 2026년 기후부 탄소중립 R&D 투자 — 배터리 안전기술과의 연결

기후부의 2026년 탄소중립 관련 주요과제를 살펴보면, 사용후 배터리의 안전관리와 직결되는 R&D 투자가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 핵심기술 R&D('26~'30년, 4.4조 원)의 주요 분야에는 에너지 저장장치(ESS), 차세대 그리드, 히트펌프, CCUS, 에너지 AI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중 ESS는 사용후 배터리의 대표적 재사용 분야이며, 배터리 안전성은 ESS 보급 확대의 핵심 전제조건입니다.

또한 감축설비 지원의 일환으로 배출권거래제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설비 설치·교체비용을 지원하는데, 탄소무배출설비 및 연료전환, 폐열회수이용설비·탄소포집설비 등 공정설비 개선, 인버터·고효율기기 등 전력사용설비까지 포함되어 있어, 배터리 관련 설비 투자도 지원 대상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사용후 배터리, 규제에서 기회로

사용후 배터리를 둘러싼 제도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단순 폐기물로 분류되던 것이, 이제는 안전성검사제도라는 별도의 KC 관리체계를 갖추고, 전주기 이력관리 시스템과 재생원료 인증제라는 선진 제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핵심을 정리하면:

제도적 측면: 2023년 안전성검사제도 도입 → 2024년 사용후 배터리 통합법 추진 → 2025년 재생원료 인증제 도입 → 2027년 탈거 전 성능평가 시행 → 2027년 통합포털 개설이라는 단계적 로드맵이 진행 중입니다.

산업적 측면: 민간 주도의 배터리 얼라이언스가 업계(안)를 정부에 제출하고, 배터리 3사·현대차 등 24개 기관이 참여하는 생태계가 구축되었습니다. 사용후 배터리 거래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제적 측면: EU의 배터리 규정, 미국의 IRA, 중국의 배터리 관리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제도를 선제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2030년 전후로 사용후 배터리가 10만 개 이상 배출되기 전에, 기업들은 안전성검사, 재생원료 인증, 사업자 등록 등 향후 강화될 법적 요건을 사전에 파악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사용후 배터리는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자원안보의 핵심 자산이자, 녹색 대전환의 기회입니다.


참조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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