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주한다"와 "추정한다"는 정말 같은 말일까? — 계약 실무자가 꼭 알아야 할 법령 용어 10쌍 완전 해설
"이 물품은 공산품으로 봅니다."와 "이 물품은 공산품으로 추정합니다."는 같은 말일까요?
아닙니다. 전혀 다른 말입니다. "봅니다"는 반대 증거를 제시해도 번복할 수 없는 법률적 확정입니다. 반면 "추정합니다"는 반대 증거가 제시되면 효력을 잃습니다. 전자는 "법률이 그렇게 정했으니 현실이 어떻든 상관없다"는 것이고, 후자는 "증거가 없으니 일단 그렇다고 보자"는 것입니다.
계약 업무를 하다 보면 비슷해 보이는 용어들 사이에서 막히는 순간이 옵니다. "협의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상대방은 "합의가 된 줄 알았다"고 합니다. "승인해 주십시오"라고 했는데 상대방은 "동의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합니다. "즉시 처리하겠습니다"와 "지체 없이 처리하겠습니다"는 뭐가 다를까요? "하기로 합니다"와 "하여야 합니다"는요?
이 글에서는 법령 입안·심사기준과 관련 판례를 근거로, 계약 실무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법령 용어 10쌍의 의미와 차이를 완전히 해설합니다.
목차
- 왜 법령 용어의 차이를 알아야 하는가
- 법령 입안·심사기준의 용어 규정 체계
- 용어 쌍 1: 간주한다(본다) vs 추정한다
- 용어 쌍 2: 협의 vs 합의 vs 승인 vs 동의
- 용어 쌍 3: 기일 vs 기한 vs 기간
- 용어 쌍 4: 즉시 vs 지체 없이
- 용어 쌍 5: 한다 vs 하여야 한다
- 용어 쌍 6: 취소 vs 해제 vs 해지
- 용어 쌍 7: 무효 vs 취소
- 용어 쌍 8: 손해배상 vs 위자료 vs 보상
- 용어 쌍 9: 연대책임 vs 부진정연대책임
- 용어 쌍 10: 양도 vs 이전 vs 승계
- 계약 일반조건·과업지시서에서의 용어 혼용 사례
- 입찰유의서·계약서 작성 시 용어 선택 가이드
- 실무 체크리스트 — 계약서 검토 시 용어 확인 포인트
- 참고 자료 및 출처
- 블로그 해시태그 추천
1. 왜 법령 용어의 차이를 알아야 하는가
하루의 차이보다 무서운 한 글자의 차이
이전 글에서 "날로부터"와 "날부터"의 차이, 초일 산입 여부에 따른 하루의 차이가 분쟁을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법령 용어의 차이는 하루보다 훨씬 무서울 수 있습니다.
"봅니다"와 "추정합니다"의 차이는, 소송에서 증명 책임의 소재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습니다. "협의합니다"와 "합의합니다"의 차이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도 의사 진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한다"와 "하여야 한다"의 차이는, 의무 위반 시 제재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릅니다.
계약 분쟁의 실제 사례
실제 계약 분쟁에서 용어의 차이가 쟁점이 된 사례:
- 하도급업체가 원청에 "협의"를 요청했는데, 원청이 답변 없이 사업을 진행한 경우. "협의"는 단순한 의견 교환인지, 아니면 합의를 전제로 한 것인지가 쟁점이 됨
- 계약서에 "발주처의 승인을 받은 후 시공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발주처가 "동의"로 처리한 경우. "승인"과 "동의"의 차이가 분쟁의 핵심이 됨
- 공사계약에서 "하기로 한다"와 "하여야 한다"가 혼용되어 있어, 의무인지 아닌지 불분명한 경우
2. 법령 입안·심사기준의 용어 규정 체계
법령 입안·심사기준이란
법제처는 법령을 입안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인 「법령 입안·심사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는 법령에 사용하는 용어의 통일적 사용 원칙과 주요 용어의 정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계약 실무자가 알아야 할 용어의 차이도 이 기준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용어 통일의 원칙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법령에 사용하는 용어는 하나의 법령 또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령 간에 통일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또한 "둘 이상의 용어가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면 용어 사용에 혼란이 없도록 가장 적절하고 순화된 용어로 통일하여 쓴다"고 합니다.
이 원칙은 계약서 작성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하나의 계약서 안에서 비슷한 의미에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면, 당사자 사이에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것이 분쟁의 원인이 됩니다.
3. 용어 쌍 1: 간주한다(본다) vs 추정한다
"본다"의 의미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본다'는 일정한 사실이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입법의 필요에 의하여 그렇다고 여기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합니다. 핵심은 "입법적으로 확정된 것이므로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반대 증거가 제시되더라도 법령의 규정 내용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본다"는 법률이 강제로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현실의 사실 관계가 어떻든, 법률이 "그렇다"고 정하면 그것은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본다"의 적용 사례
민법 제107조(진의 아닌 의사표시): "표의자가 상대방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 의사표시는 무효로 하지 못한다." 이 경우 상대방의 악의·과실이 입증되더라도, 법률행위의 유효성이 법률에 의해 확정됩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계약상대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정당한 사유 없다"는 판단이 법률에 의해 확정되면, 반대 증거로 번복하기 어렵습니다.
계약 일반조건: "착공일은 계약체결일로 봅니다." 이 경우 실제로 현장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계약상 착공일은 계약체결일로 확정됩니다.
"추정한다"의 의미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추정한다'는 어느 쪽인지 증거가 분명하지 않을 때 일단 그러리라고 입법적 판단을 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합니다. 핵심은 "당사자가 반대 증거를 제시하면 추정의 효력은 그 증거에 의하여 더는 유지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추정한다"는 증거가 없을 때 임시로 그렇게 보자는 것입니다. 반대 증거가 나오면 추정은 깨집니다.
"추정한다"의 적용 사례
민법 제111조(권리능력 없는 법인의 행위에 대한 사원의 책임): 법인 아닌 사단의 행위에 대해 그 사원이 연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사원이 반대 증거를 제시하면 추정은 번복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9조(점유의 추정): 점유자가 소유의 의사를 가지고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대 증거(타주점유임을 입증)가 제시되면 추정은 효력을 잃습니다.
"본다"와 "추정한다"의 결정적 차이 비교표
| 구분 | 본다 (간주한다) | 추정한다 |
|---|---|---|
| 의미 |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렇다고 확정 | 증거가 불분명할 때 일단 그렇다고 봄 |
| 반대 증거 | 제시해도 번복 불가 | 제시하면 추정 효력 상실 |
| 법적 효과 | 법률적 확정 | 반박 가능한 추정 |
| 증명 책임 | 반대 당사자가 반대 증거를 제시해도 소용 없음 | 반대 당사자가 반대 증거를 제시하면 추정 파괴 |
| 계약 실무 적용 | "계약체결일로 본다" → 확정 | "계약체결일로 추정한다" → 반대 가능 |
"간주한다"와 "본다"의 관계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일본식 한자어 '간주한다'는 '본다'로 순화해서 쓴다"고 규정합니다. 즉, "간주한다"와 "본다"는 같은 의미이며, 현행 법령에서는 "본다"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기존 법령에 "간주한다"가 사용되고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두 표현이 같은 의미로 혼재하고 있습니다.
4. 용어 쌍 2: 협의 vs 합의 vs 승인 vs 동의
네 용어의 정의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이 네 용어를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 용어 | 정의 | 사용 상황 | 주체 간 관계 |
|---|---|---|---|
| 협의 | 상대방의 의견을 구할 때 | 의견을 교환하는 정도 | 대등한 관계 |
| 합의 | 상대방과 의사를 합치해야 할 때 | 반드시 의견 일치 필요 | 대등한 관계 |
| 승인 | 감독자·상급자에게 인정의 의사를 구할 때 | 상대방의 허가를 구하는 것 | 상하 관계 |
| 동의 | 상대방에게 찬반의 의견을 구할 때 | 찬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 | 대등한 관계 |
"협의"의 의미와 한계
"협의"는 가장 모호한 용어입니다. 의견을 교환하는 정도로 충분한지, 아니면 반드시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것인지가 불분명합니다. 법령 입안·심사기준도 이 점을 지적하며, "'협의'를 한다고 할 때 상호 간에 의사를 완전히 합치해야 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양쪽이 의견을 교환하는 정도로 충분한 것인지에 의문이 있으므로 입안 시에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계약 실무에서의 적용
사례 1: "원도급자는 하도급자와 협의하여 시공일정을 확정한다."
이 조항에서 "협의"의 의미가 모호합니다. 원도급자가 하도급자에게 일정을 통보하고, 하도급자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원도급자가 그대로 진행한 경우, "협의"를 한 것인가요? 의견을 교환했으므로 "협의"는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도급자가 기대했던 것처럼 "합의"(의사 일치)가 필요한 것이라면, 원도급자의 일방적 진행은 위반입니다.
사례 2: "발주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조항에서 "승인"은 발주청(상급자·감독자)의 허가를 구하는 것입니다. 발주청이 승인하지 않으면, 해당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이는 "동의"와 구분됩니다.
사례 3: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조항에서 "동의"는 근로자대표에게 찬반의견을 구하는 것입니다. 근로자대표가 동의하지 않으면, 해당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동의"는 대등한 주체 간에 사용되므로, 발주청(상급자)과의 관계에서는 "승인"을 사용해야 합니다.
계약서 작성 시 용어 선택 가이드
| 상황 | 적절한 용어 | 부적절한 용어 |
|---|---|---|
| 대등한 당사자 간 의견 교환 (반드시 합의 불필요) | 협의 | 승인, 동의 |
| 대등한 당사자 간 반드시 의견 일치 필요 | 합의 | 협의, 승인 |
| 상급자·감독자의 허가 필요 | 승인 | 협의, 동의 |
| 대등한 당사자의 찬성 필요 | 동의 | 승인, 협의 |
5. 용어 쌍 3: 기일 vs 기한 vs 기간
세 용어의 정의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이 세 용어를 명확하게 구분합니다:
| 용어 | 정의 | 예시 | 성격 |
|---|---|---|---|
| 기일 | 어떤 행위가 행해지거나 사실이 생기는 일정한 시점·시기 | 변론기일, 공판기일, 검사기일 | 시점 |
| 기한 | 법률 효과가 발생하거나 소멸하는 시기 (종점만 정해짐) | 납부기한, 제출기한 | 종점 |
| 기간 | 일정한 시기부터 다른 시기까지의 사이 (시간적 간격) | 허가기간, 면허기간, 계약기간 | 간격 |
"기한"과 "기간"의 결정적 차이
"기한"은 종점만 정해져 있습니다. "1월 15일까지 납부하여야 한다"에서 1월 15일은 기한입니다. 언제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언제까지인지만 중요합니다.
"기간"은 시작점과 종점(또는 길이)이 정해져 있습니다. "2025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에서 이 구간은 기간입니다. 시작과 끝이 모두 있습니다.
"연장"과 "연기"의 구분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기간"과 "기한"에 따라 늘리거나 늦추는 표현도 구분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 구분 | 기간 (시작~종료의 간격) | 기한 (종료 시점만) |
|---|---|---|
| 늘리기/늦추기 | 연장 | 연기 |
| 예시 | "허가기간을 6개월 연장한다" | "납부기한을 15일 연기한다" |
| 의미 | 기간의 길이를 늘림 | 종료 시점을 늦춤 |
계약 실무에서의 혼용 사례
계약서에서 "기한"과 "기간"이 혼용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 "하자보수기간을 2년으로 한다" — 이것은 시작과 끝이 있는 "기간"이므로 "기간"이 맞습니다
- "납부기간을 2025년 2월 28일로 한다" — 이것은 종점만 있는 것이므로 "납부기한"이어야 합니다
- "검사기간을 통지일로부터 14일로 한다" — 이것은 간격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기간"이 맞습니다
- "서류 제출기간은 2025년 3월 10일이다" — 종점만 있으므로 "서류 제출기한"이어야 합니다
6. 용어 쌍 4: 즉시 vs 지체 없이
두 용어의 정의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이 두 용어를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 용어 | 정의 | 시간적 즉시성 | 허용되는 여유 |
|---|---|---|---|
| 즉시 | "어떤 일이 행하여지는 바로 그때" | 매우 강함 | 거의 없음 |
| 지체 없이 |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장 신속하게" | 강함 | 정당하거나 합리적인 이유에 따른 지체 허용 |
"즉시"의 의미
"즉시"는 시간적 즉시성이 가장 강한 표현입니다. "즉시 보고하라"는 "지금 당장, 이 순간 보고하라"는 의미입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지체가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지체 없이"의 의미
"지체 없이"는 시간적 즉시성이 강하게 요구되지만, 정당하거나 합리적인 이유에 따른 지체는 허용됩니다. 예를 들어,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한다"는 "합리적인 시간 내에 최대한 신속하게 신고하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계약 실무에서의 적용
사례 1: 공사계약에서의 사고 보고
공사계약 일반조건에서 안전사고 발생 시 "즉시 발주처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경우, 사고 발생 직후 바로 보고해야 합니다. 업무 처리 후 보고하는 것은 "즉시"의 의미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사례 2: 하도급 대금 지급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지체 없이"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은행 영업시간 종료, 공휴일 등)가 없는 한 최대한 신속하게 지급해야 합니다.
사례 3: 계약 위반 통보
계약서에서 "계약 위반 사실을 발견한 경우 지체 없이 상대방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경우, 내부 검토·법률 자문 등 합리적인 시간을 거친 후 통보하더라도 "지체 없이"의 의미에 부합할 수 있습니다.
용어 선택 가이드
| 상황 | 적절한 용어 | 비고 |
|---|---|---|
| 사고·재해 발생 시 즉각적 보고 | 즉시 | 시간적 여유 거의 없음 |
| 계약 위반 발견 시 통보 | 지체 없이 | 내부 검토 시간 허용 |
| 대금 지급 | 지체 없이 | 은행 영업시간 등 합리적 여유 허용 |
| 법원 결정에 대한 이행 | 즉시 | 지체가 거의 허용되지 않음 |
7. 용어 쌍 5: 한다 vs 하여야 한다
두 용어의 정의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이 두 용어를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 용어 | 의미 | 의무의 강도 | 사용 상황 |
|---|---|---|---|
| 한다 | 권리·의무가 직접 발생·변경·소멸하는 경우 | 확정적 | "임기는 3년으로 한다",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
| 하여야 한다 |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 | 강한 의무 | "신고하여야 한다", "검사를 하여야 한다" |
"한다"의 올바른 사용
"한다"는 권리·의무가 직접 발생, 변경 또는 소멸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
- "법인으로 한다" — 법인격의 부여 (권리·의무의 직접적 발생)
- "임기는 3년으로 한다" — 임기의 설정 (확정적 규정)
-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 권리의 소멸 (직접적 효과)
"하여야 한다"의 올바른 사용
"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예:
- "계약상대자는 검사를 하여야 한다" — 의무 부과
- "발주처에 보고하여야 한다" — 의무 부과
-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 — 의무 부과
계약 실무에서의 혼용 문제
계약서에서 "한다"와 "하여야 한다"가 혼용되면, 해당 조항이 의무인지 아닌지 불분명해집니다.
사례: 계약서에 "원도급자는 하도급자에게 대금을 지급한다"고만 규정되어 있는 경우, 이것이 강제적 의무인지, 단순한 사실 관계의 기술인지 불분명합니다. "하여야 한다"로 규정하면 명확한 의무가 됩니다.
법령 입안·심사기준은 "부득이 '한다'를 의무를 부과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해석상 혼란이 없도록 서로 관련되는 법령 문장에서는 '한다'와 '하여야 한다'를 통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의무의 강도 비교
| 표현 | 의무의 강도 | 위반 시 효과 |
|---|---|---|
| 하여야 한다 | 가장 강한 의무 | 의무 위반, 제재 가능 |
| 한다 | 확정적 규정 또는 약한 의무 | 해석 논란 가능 |
| 할 수 있다 | 권리·허용 | 의무가 아님, 선택 가능 |
| 려고 하면 | 요건 규정 | 특정 요건 충족 시 |
8. 용어 쌍 6: 취소 vs 해제 vs 해지
세 용어의 정의
계약 분야에서 자주 혼용되는 "취소", "해제", "해지"의 차이:
| 용어 | 정의 | 적용 시점 | 효과 | 법적 근거 |
|---|---|---|---|---|
| 취소 | 이미 성립한 법률행위를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만듦 | 법률행위 성립 후 | 소급적 무효 | 민법 제140조 이하 |
| 해제 | 유효한 계약을 장래를 향해 소멸시킴 | 계약 이행 전·중 | 장래를 향한 소멸 (원칙적으로 소급 없음) | 민법 제543조 이하 |
| 해지 | 계속적 계약관계를 장래를 향해 종료시킴 | 계속적 계약 중 | 장래를 향한 종료 | 민법 제654조·제663조 등 |
"취소"의 의미
"취소"는 착오, 사기, 강박 등으로 인하여 의사표시의 자유가 결여된 경우에, 그 법률행위를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취소되면 계약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됩니다(소급적 무효).
"해제"의 의미
"해제"는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을, 채무불이행 등의 사유로 인하여 장래를 향해 소멸시키는 것입니다. 해제되면 계약은 해제 시점 이후로 효력을 잃습니다. 다만, 원상회복의무 등 부수적 의무는 존속합니다.
"해지"의 의미
"해지"는 임대차, 도급, 위임 등 계속적 계약관계를 장래를 향해 종료시키는 것입니다. 해제와 유사하지만, 계속적 계약에 특화된 개념입니다. 해지되면 계약은 해지 시점 이후로 효력을 잃고, 이미 이행된 부분은 존속합니다.
계약 실무에서의 구분
| 상황 | 적절한 용어 | 부적절한 용어 |
|---|---|---|
| 하자가 있는 물품의 구매계약을 없었던 것으로 | 취소 | 해제, 해지 |
|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일회성 계약의 소멸 | 해제 | 취소, 해지 |
|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속적 계약의 종료 | 해지 | 취소, 해제 |
| 쌍방 합의에 의한 계약 소멸 | 합의해제 또는 합의해지 | 취소 |
9. 용어 쌍 7: 무효 vs 취소
두 용어의 정의
| 용어 | 정의 | 주장 시점 | 효과 | 누가 주장할 수 있는가 |
|---|---|---|---|---|
| 무효 | 법률행위가 처음부터 효력을 발생하지 않음 | 언제든지 | 소급적 무효 | 누구나 (당사자, 제3자 포함) |
| 취소 | 유효하게 성립한 법률행위를 취소권자의 의사에 의해 없앰 | 취소권 행사 시 | 소급적 무효 | 취소권자만 (제한적) |
"무효"의 의미
"무효"는 법률행위가 처음부터 효력을 발생하지 않는 것입니다. 강행법규 위반, 공서양속에 반하는 행위, 의사능력 없는 자의 행위 등이 무효에 해당합니다. 무효는 누구나 주장할 수 있고, 시효의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취소"의 의미
"취소"는 원칙적으로 유효하게 성립한 법률행위를, 취소권자(착오·사기·강박의 피해자 등)의 의사에 의해 없애는 것입니다. 취소권은 제척기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취소되면 소급적 무효의 효과가 발생합니다.
계약 실무에서의 구분
| 상황 | 적절한 용어 | 비고 |
|---|---|---|
| 법령 위반으로 무효인 계약 | 무효 | 처음부터 효력 없음 |
| 사기에 의해 체결된 계약 | 취소 | 취소권 행사 필요 |
| 입찰 과정의 하자가 있는 경우 | 무효 또는 취소 | 하자의 정도에 따라 다름 |
| 강행법규 위반 | 무효 | 당연 무효 |
10. 용어 쌍 8: 손해배상 vs 위자료 vs 보상
세 용어의 정의
| 용어 | 정의 | 성격 | 법적 근거 |
|---|---|---|---|
| 손해배상 |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재산적 손해의 전보 | 손해의 전보 (실손해 기준) | 민법 제750조·제390조 |
| 위자료 | 정신적 고통에 대한 금전적 배상 | 정신적 피해의 보상 | 민법 제751조 |
| 보상 | 적법한 행위로 인한 손실의 전보 | 손실의 전보 (보상 기준) | 개별 법률 |
계약 실무에서의 적용
손해배상: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는 경우. 예: "시공사의 귀책사유로 공사가 지연된 경우, 시공사는 발주처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위자료: 계약 위반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는 경우. 계약 분쟁에서 위자료 청구는 제한적으로 인정됩니다.
보상: 적법한 행위(수용, 징발 등)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경우. 예: "토지 수용에 따른 손실을 보상한다."
11. 용어 쌍 9: 연대책임 vs 부진정연대책임
두 용어의 정의
| 용어 | 정의 | 의무의 독립성 | 구상권 |
|---|---|---|---|
| 연대책임 | 수인이 같은 내용의 급여를 각자 독립하여 전부를 이행할 의무를 짐 | 각자의 독립적 의무 | 이행한 자는 다른 자에게 구상 가능 (민법 제425조) |
| 부진정연대책임 | 수인이 같은 목적에 관하여 각자 전부를 이행할 의무를 지되, 하나의 채무에 대한 공동의 책임 | 하나의 채무에 대한 공동 책임 | 이행한 자는 다른 자에게 구상 가능 |
계약 실무에서의 구분
계약서에서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표현은 "연대책임"을 의미합니다. "시공사와 하도급자는 연대하여 발주처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조항에서, 발주처는 시공사 또는 하도급자 중 누구에게든 전액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12. 용어 쌍 10: 양도 vs 이전 vs 승계
세 용어의 정의
| 용어 | 정의 | 사용 상황 | 당사자 관계 |
|---|---|---|---|
| 양도 | 권리를 타인에게 이전하는 행위 | 재산권(소유권, 채권 등)의 이전 | 양도인 → 양수인 |
| 이전 | 권리·의무·지위를 옮기는 것 | 등기이전, 사업이전 등 | 포괄적 사용 가능 |
| 승계 | 법률적 지위·권리·의무를 물려받음 | 계약의 승계, 고용의 승계 등 | 전속적 성격 |
계약 실무에서의 구분
양도: "계약상의 권리·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한다" — 권리·의무의 주체를 변경
이전: "사업장을 이전한다" — 사업장의 물리적·법적 이전
승계: "합병에 의하여 계약상의 권리·의무를 승계한다" — 법률적 지위의 포괄적 승계
13. 계약 일반조건·과업지시서에서의 용어 혼용 사례
실제 혼용 사례와 개선안
사례 1: "본 공사는 발주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vs "발주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 "승인"은 발주처(상급자)의 허가를 구하는 것
- "동의"는 발주처(대등한 주체)에게 찬반의견을 구하는 것
- 공사계약의 성격상 발주처와 시공사는 대등한 관계이므로, "동의"가 더 적절할 수 있으나, 발주처가 상대적 우위에 있는 경우 "승인"도 사용 가능
사례 2: "하자보수기간을 통지일로 한다"
- "기간"은 시간적 간격을 나타내므로, "통지일로 한다"는 것과 맞지 않음
- "하자보수기한을 통지일로 한다"가 적절
사례 3: "계약상대자는 **즉시 원상복구하여야 한다" vs "계약상대자는 지체 없이 원상복구하여야 한다"**
- 원상복구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므로, "즉시"보다는 "지체 없이"가 더 적절
- "즉시"로 규정하면, 원상복구에 합리적인 시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즉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반 시비가 발생할 수 있음
사례 4: "검사 결과를 **통보한다" vs "검사 결과를 통지한다"**
- "통보"는 주로 공적 문서의 송부에 사용
- "통지"는 법률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의사표시에 사용
- 검사 결과가 법률적 효과(합격·불합격, 대금 확정 등)를 발생시키는 경우 "통지"가 적절
14. 입찰유의서·계약서 작성 시 용어 선택 가이드
용어 선택의 5대 원칙
원칙 1: 하나의 계약서 안에서 동일한 의미에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라. 같은 계약서에서 "협의"와 "합의"를 같은 의미로 혼용하면 안 됩니다.
원칙 2: 법령에서 정의한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라.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계약 일반조건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그대로 따르세요.
원칙 3: 모호한 용어는 구체적으로 정의하라. "협의"를 사용하되, "협의"의 의미를 계약서에서 구체적으로 정의하세요. "본 계약에서 '협의'란 양 당사자가 의견을 교환하고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절차를 말한다"와 같이요.
원칙 4: 의무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하라. 의무를 부과하려면 "하여야 한다"를 사용하고, 선택사항이면 "할 수 있다"를 사용하세요.
원칙 5: 법률적 효과를 고려하여 용어를 선택하라. "본다"는 반대 증거로도 번복 불가한 확정적 효과를, "추정한다"는 반대 증거로 번복 가능한 잠정적 효과를 가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선택하세요.
15. 실무 체크리스트 — 계약서 검토 시 용어 확인 포인트
계약서 검토 시 확인할 10가지
- "본다" vs "추정한다": 확정적 효과인지, 반박 가능한 추정인지 확인
- "협의" vs "합의": 의견 교환 수준인지, 반드시 의사 일치가 필요한 것인지 확인
- "승인" vs "동의": 상하 관계인지, 대등한 관계인지에 따라 용어가 적절한지 확인
- "기일" vs "기한" vs "기간": 시점인지, 종점인지, 간격인지 확인
- "즉시" vs "지체 없이": 시간적 즉시성의 강도가 적절한지 확인
- "한다" vs "하여야 한다": 의무인지, 확정적 규정인지 확인
- "취소" vs "해제" vs "해지": 계약의 성격에 맞는 용어인지 확인
- "무효" vs "취소":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것인지, 취소권 행사가 필요한 것인지 확인
- "연장" vs "연기": 기간의 늘림인지, 기한의 늦춤인지 확인
- 용어의 통일성: 같은 의미에 서로 다른 용어가 혼용되고 있지 않은지 확인
참고 자료 및 출처
법령:
- 민법 전문 (제107조, 제111조, 제140조, 제155조~161조, 제390조, 제425조, 제543조, 제654조, 제750조, 제751조, 제759조 등): https://www.law.go.kr/법령/민법
- 국가계약법: https://www.law.go.kr/법령/국가계약법
- 국가계약법 시행령: https://www.law.go.kr/법령/국가계약법시행령
-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https://www.law.go.kr/법령/지방자치단체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
-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https://www.law.go.kr/법령/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 근로기준법: https://www.law.go.kr/법령/근로기준법
계약예규:
- 공사계약 일반조건 (계약예규): https://www.g2b.go.kr
- 용역계약 일반조건 (계약예규): https://www.g2b.go.kr
- 물품계약 일반조건 (계약예규): https://www.g2b.go.kr
- 입찰유의서 (계약예규): https://www.g2b.go.kr
법제처 자료:
- 법령 입안·심사기준 (법제처): https://www.moleg.go.kr
- 기간계산규정에 관한 연구 (윤장근, 법제처): https://www.moleg.go.kr/mpbleg/mpblegInfo.mo?mid=a10402020000&mpb_leg_pst_seq=128995
- 법령해석 (법제처): https://www.moleg.go.kr
판례:
- 대법원 판례 (법률행위의 해석, 용어의 의미 관련): https://www.law.go.kr
기타 참고 자료: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
- 나라장터 (조달청): https://www.g2b.go.kr
- 법제처 법령해석: https://www.mole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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